참치회의 붉은 빛깔은 미오글로빈이 산소와 만나 생기는 화학 반응의 결과이고, 이 색이 칙칙한 갈색으로 바뀌는 것도 같은 성분이 다른 방식으로 산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변화를 좌우하는 건 손질 실력이 아니라 온도, 그중에서도 ‘갈변구간’이라 불리는 특정 온도대를 얼마나 빨리 지나가느냐입니다. 오늘은 참치가 붉게 보이는 원리부터 갈변구간의 정체, 그리고 소금물 해동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까지, 매장에서 직접 참치를 다루면서 확인한 내용을 정리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참치는 왜 선명한 빨간색을 띨까?
참치의 붉은색은 미오글로빈이라는 색소 단백질이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면서 생기는 색입니다. 참치는 다른 흰살 생선보다 이 미오글로빈을 수십 배 많이 가지고 있는데, 칼로 절단한 단면이 산소와 닿는 순간 미오글로빈이 옥시미오글로빈으로 바뀌면서 저 특유의 선명한 붉은빛이 나타납니다.
매장에서 참치를 미리 썰어 접시에 올려두는 것도 이 원리 때문입니다. 손님상에 나가는 그 순간에 발색이 가장 좋은 상태이도록 타이밍을 맞추는 겁니다.
다만 색의 ‘기본값’ 자체는 개체마다 다릅니다. 미오글로빈 양은 어종·나이·성별·근육 부위·활동량에 따라 차이가 나고, 어획 당시 포획 스트레스 같은 요인도 변색 민감도에 영향을 줍니다. 같은 부위, 같은 크기로 썰어도 개체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 건 손질 문제가 아니라 참치마다 자연스럽게 갖고 있는 차이입니다.
그래서 이오참치에서는 정해진 시간표만 믿지 않습니다. 전처리된 참치를 미리 썰어 원물의 컨디션을 먼저 확인한 뒤 숙성고에 넣고, 30분 간격으로 타이머를 맞춰 발색 정도를 직접 확인하면서 가장 좋은 상태의 순간에 맞춰 보관고로 옮깁니다. 개체마다 변색 속도가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매뉴얼상의 시간표보다 그때그때 눈으로 확인하는 쪽을 택한 겁니다.

그럼 갈변은 왜 일어날까?
발색과 반대 방향의 반응이 갈변입니다. 미오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지 못하거나(진공포장 등) 시간이 오래 지나면, 옥시미오글로빈이 메트미오글로빈으로 산화되면서 색이 갈색으로 바뀝니다. 같은 미오글로빈이 산소와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셈입니다.
지방함량도 색에 영향을 줍니다. 빛을 반사하는 광학적 효과로 보기도 하는데, 실제로 참치를 다뤄보면 지방이 적은 부위일수록 색이 더 진하고 선명하고, 지방이 많은 부위는 진한 핑크가 아니라 밝은 핑크빛을 띠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치 갈변구간(-3~-7℃)이 위험한 진짜 이유
갈변구간이란 참치를 얼리거나 녹이는 과정에서 메트미오글로빈으로의 산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온도대를 말합니다. 정확히는 일본 원문(uopochi.jp)에 ‘변색’이라는 표현이 쓰여 있는데, 색이 갈색 쪽으로 바뀐다는 의미에서 이 글에서는 갈변구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여러 자료가 공통적으로 -3℃~-7℃ 구간을 변색이 가장 심하게 일어나는 구간으로 꼽습니다. 이보다 좁혀서 -7℃~-4℃의 ‘부분동결 상태’를 지목하는 자료도 있는데, 이 온도대에서 얼음 결정이 미오글로빈의 입체 구조에 영향을 줘서 변색이 특히 빨리 진행된다고 설명합니다. 더 넓게 -10℃~0℃(海生水産, ‘魔の温度帯’)로 보는 자료도 있어, 정확한 폭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 개념 | 온도대 | 관련 있는 것 |
|---|---|---|
| 갈변구간 | -3℃~-7℃ | 색(메트미오글로빈 산화) |
| 최대빙결정생성대 | -1℃~-5℃ | 식감·드립(얼음 결정 크기) |
이 둘을 헷갈리기 쉬운데, 최대빙결정생성대는 색이 아니라 식감과 관련된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얼음 결정이 커지면서 세포벽이 손상돼 식감이 나빠지고 드립(육즙 손실)이 생기는 구간이지, 갈변과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참치를 영하 50도 이하에서 보관하는 이유
일반 냉동고는 보통 -20℃~-30℃ 수준인데, 참치는 이보다 훨씬 낮은 -50℃~-60℃의 초저온에서 보관합니다. 이 온도에서는 메트미오글로빈 형성, 즉 갈변 반응 자체가 억제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냉동고 온도로는 이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60℃로 설정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냉동고 문을 여닫을 때 온도가 잠깐 올라가더라도, -40℃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도록 여유를 두는 겁니다. 갈변이 시작되는 -3℃~-7℃ 구간과는 워낙 거리가 먼 온도라, 보관 중에는 갈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셈입니다.
문제는 해동할 때입니다. 얼어있던 참치가 다시 상온 쪽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반드시 갈변구간을 한 번은 통과하게 되는데, 이 구간을 최대한 빠르게 지나치는 것이 해동의 핵심입니다.
소금물 해동, 진짜 역할은 “빠르게 녹이기”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정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소금물이 해동 속도를 빠르게 해서 갈변구간을 빨리 통과시켜준다고 알려진 경우가 많은데, 확인해보니 속도를 내는 건 소금이 아니라 미지근한 물(30~40℃)의 온도였습니다.
그럼 소금은 왜 넣을까요? 소금의 실제 역할은 삼투압을 맞춰서 맛 성분과 육즙 손실(드립핑)을 막는 것입니다. 바닷물고기라고 해서 몸속 염분 농도가 바닷물과 같은 게 아닙니다.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약 3.2~3.5%인 데 비해, 참치를 포함한 바닷물고기의 체액 염도는 그 3분의 1 수준인 1~1.2%로 유지됩니다.
즉 흔히 쓰는 ‘3% 염수’는 참치의 실제 체액 염도보다 훨씬 진한 고농도 소금물입니다. 저희가 보유한 특허(제10-1776203호, 냉동참치의 전처리 및 해동방법)에도 이 문제를 이렇게 짚고 있습니다 — 참치를 염수에 직접 담그면 삼투압 작용으로 육즙이 빠져나와 드립핑이 생기고, 냉동 상태의 참치 블록은 혈압육·복막·껍질이 살을 보호하고 있어 산소와 미오글로빈이 충분히 결합하지 못해 발색도 제대로 안 된다는 겁니다.
매장에서 직접 확인한 부분 특허에서는 염수 농도를 1~10%라는 넓은 범위로 정해뒀는데, 매장에서 실제로 여러 농도를 써보면서 3%보다 낮은 쪽이 더 낫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발색 차이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삼투압으로 인한 표면 쭈글거림이 줄어서 결과가 더 좋았습니다. 참치의 실제 체액 염도(1~1.2%)에 더 가까운 지점이니, 돌아보면 예측 가능한 결과였던 셈입니다. 정해진 범위 안에서, 실제로 비교해보고 저희 매장에 맞는 지점을 찾은 경험입니다.

특허받은 해동법 — 방수팩으로 직접 접촉을 막다
저희가 실제로 특허(제10-1776203호)로 등록받은 방법은, 염수 농도를 낮추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해법입니다. 핵심은 참치와 염수가 아예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 냉동참치를 염수(1~10%)에 짧게 담가 1차 해동
- 비가식 부위(껍질·복막·혈압육·뼈)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소분 — 이 과정에서 참치 표면이 산소와 만나며 발색이 시작됩니다
- 소분한 참치를 염수에 짧게 담가 표면에 얼음막을 씌우는 글레이징
- 방수팩에 밀봉해서 순수한 물(염수 아님)에 담가 2차 해동
- 방수팩을 제거한 뒤 숙성고(-1~10℃)에서 참치 부위에 따라 5분~5시간 숙성
방수팩을 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참치가 물에 직접 닿지 않으니 삼투압과 드립핑 자체가 원천적으로 줄어듭니다.

발색이 가장 좋은 순간에 손님상에 내려면
지금까지 정리한 원리를 실제 작업 순서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초저온 보관(-50~-60℃): 보관 중 갈변 반응 자체를 억제
- 해동: 방수팩으로 직접 접촉을 막고, 체액 염도에 가까운 저농도 염수로 갈변구간을 빠르게 통과
- 발색 타이밍 조절: 손님상에 나가는 시점에 맞춰 미리 썰어 산소와 결합시키기
세 단계 모두 결국 ‘갈변구간을 얼마나 짧게, 발색 타이밍을 얼마나 정확하게 맞추느냐’로 귀결됩니다.
오늘 정리하며
참치가 붉게 보이는 원리부터 갈변구간의 정체, 소금물 해동의 진짜 역할, 그리고 저희가 특허로 등록받은 해동법까지 정리해서 알려 드렸습니다. 사실 이 온도관리 이야기에는 “이오참치”라는 이름의 유래도 숨어 있습니다. 숙성과 발색을 위한 온도 2도~5도에서 따온 이름인데, 다음 글에서 그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특허 제10-1776203호, 냉동참치의 전처리 및 해동방법 (한국특허청)
- マグロの変色が起こる理由 – uopochi.jp
- 冷凍マグロの適切な保管と解凍方法 – uopochi.jp
- 魔の温度帯 – 海生水産
- マグロを超低温(-50℃以下)で保管するのはなぜ? – 日本冷蔵倉庫協会
- 温塩水解凍機のメリットや仕組みを解説
- Environmental influences on regulation of blood plasma/serum components in teleost fishes – Springer